시간싸움
코흘리개 시절부터 수영장에 끌려 다녔던 나는 일찍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된지 오래다. 피곤하거나 한 경우가 아니라면 5시 30분 알람에 정신을 차리는 편이다. 그런데 아침에 일찍 얼어나는 만큼 일찍 자야 하기도 하다. 11시면 벌써 의식이 혼미해 지기 시작한다. 농경시대에 어울리는 성향이다. 아내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성향을 그대로 갖고 있다. 늦게 퇴근하고, 늦게 저녁을 먹고, 늦게 잠든다. 그만큼 아침에 늦게 일어난다. 저혈압이라 이른 아침 움직이는 걸 힘들어 하는 탓도 있지만 어쨌든 내가 일어나는 시간에 아내는 한참 꿈나라다. 그러다 보니 저녁에는 나와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아내와 졸려서 제정신 못차리는 나 사이에 투닥거림이 생기고, 아침에는 먼저 일어난 나와 조금이라도 더 이불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아내 사이에 투닥거림이 생긴다. 오늘은 토요일. 평소 일어나던 시간에 눈을 뜨고 있다 일어나보니 아내가 이불을 걷어찬 채로 자고 있었다. 몸을 토닥여 주고 이불을 제대로 덮어주자 아내가 살짝 깼는지 손을 벌려 안아달라는 표시를 했다. 몸을 굽혀 볼에 뽀뽀를 해주고 침대에서 나오려 하니 어디 가냐고 한다. 화장실에 간다고 했더니 일어나자마자 화장실 가냐며 변태란다. 그래서 내가 아까 일어나서 잠 깨 있었다며 항변했더니 잠시 침묵하다 다시 한번 변태라고 한다. 결혼한지 4년이 지났지만 잠들기 전과, 일어난 직후의 이 실랑이는 바뀔 생각을 하지 않는다. ㅎㅎ 그나저나...나야 놀토지만 출근해야 하는 아내는 이제 깨워야 할텐데. 아내를 불렀더니 침대 밑에서 초롱이만 기어나와 기지개를 켜고는 내게 달려온다. 어이구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