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tax ME


어제 저녁 7시 30분을 기점으로 렌즈 교환식 필름 수동 카메라가 하나 더 생겼다. 펜탁스 클럽의 흑백방 방장 이지영님의 중매(?)로 입양한 녀석인데 사실 내 카메라가 아니라 아내가 사용할 카메라다.

목측식이고 고정화각을 가진 Kobica 를 쓰면서 측광 기능과 다양한 화각을 아쉬워 했던 아내는 측광이 되는 렌즈 교환식 카메라에 대해 욕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주말 펜탁스 클럽 흑백방 번개에서 ME 를 팔고자 하는 직장 동료가 있다는 지영님의 이야기에 귀가 번쩍! 일사천리로 어제 저녁에 인도 받았다.

내 주력기(주력기...라지만 사실 이거 하나밖에 없다. ㅡㅜ )인 KX 와 동일한 K마운트를 사용하는 ME 는 본격적인 사진을 위한 기종이라기 보다는 부담없이 들고 다닐 수 있는 스냅용 사진기라는 평을 달고 있다. 하지만 어제 만나본 ME 는 주력기로 쓰기에도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모델이었다. 조리개 우선 모드 기본이라 조리개 값만 설정하면 셔터 속도를 자동으로 맞춰 주기에 아무 부담없이, 매우 빠른 속도로 펑펑 찍을 수 있으며 수동 노출 보정 기능을 갖고 있어서 노출을 보정해야 하는 상황도 대응할 수 있다. 스트로보 장착시의 동조속도도 내 KX 보다 더 빠르고 필름의 감도를 수동으로 지정할 수 있어 증감촬영도 가능하다.(이 기능 때문에 P50이 아닌 ME를 선택했다)

단점이자 장점인게 둘이 있는데 다름아닌 무게와 크기.

크기가 너무 작아서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손으로 잡으면 제대로 잡기가 어려웠다. 어디를 잡아야 할지 난감할 정도. 양손으로 감싸면 카메라의 대부분을 가릴 수 있을 정도의 크기라서 함께 영입한 유치원생 주먹만한 크기의 M50.4 렌즈를 마운트 해 놓으면 DSLR에 익숙한 요즘 사람들은 SLR 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다. 아내는 오히려 작아서 좋다고 하니 중요한게 아니지만.

그리고 또 하나는 무게. 거짓말 조금 더하면 보급형 DSLR 로 무게 역시 가볍다고 알려져 있는 캐논 300D 이나 니콘 D70 의 절반에 불과한 무게다.(조금전 자료를 찾아보니 바디 무게만 2/3 정도. 콩톨만한 M50.4 를 장착한 지금의 ME와 번들 줌렌즈를 장착한 이들 DSLR 의 무게차는 정말 두배정도 날 것 같다.) 이렇듯 지나치게 가벼운 바디 덕분에 촬영시 미러쇽이 그대로 손에 전달된다. ( '털렁~' 하는 느낌인데...ME의 셔터를 눌러본 사람만 이해할 수 있을 듯. 말 그대로 '털렁' 한다) 온통 쇳덩어리로 되어 있어 위급시 흉기로 사용 가능한 내 KX 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것이라 조금 당황했다. 더군다나 미러쇽이 아예 없는 렌즈셔터 방식의 Kobica 를 써왔던 아내도 이 부분은 제법 당황하는 듯 보였다. (익숙해 지면 크게 상관 없겠지만 당분간은 '털렁' 하는 그 미러쇽에 찍을때마다 피식 웃을 것 같다)

인도를 받고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내는 품에 ME 를 꼭 끌어안고 무척이나 좋아했다. 오늘 회사가 오전 근무만이라고 오후에는 삼청동이나 한옥마을 쪽으로 해서 사진 찍으러 간다고 내 K135mm 렌즈까지 함께 가져갔으니 즐거운 시간을 보낼 듯 싶다.

그나저나....Kobica 35 BC-1, 2렌즈 토이카메라, 올림푸스 하이엔드급 디카(모델 기억 안남) 에 pentax ME 까지 아내가 보유한 카메라가 모두 4종류가 됐다. 난 쇳덩어리 KX 하나 뿐인데. 이참에 나도 컬러 필름용으로 사용할 서브 바디를 하나......ㅡ_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