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s coffee studio

어제 저녁부터 기다렸던 Jay's coffee studio에서 커피를 즐겼다. 펜션 2층에 자리잡고 있는 터라 커피숍에 앉아 있으면 경치가 정말 좋았다. 야외 테라스에도 테이블이 있었는데 날이 지금처럼 덥지 않으면 거기 앉아서 햇볕을 즐기는 것도 무척 좋을 것 같았다.(테이블마다 큼지막한 파라솔을 하나씩 세워 놓거나 전체적으로 차양을 쳐 놓았으면..하는 아쉬움이.)

평일 아침이고 오픈하자 마자 들어간 덕분에 손님이라고는 우리밖에 없었다. 매주 화, 수 요일이 로스팅 하는 날이라고 되어 있어서 혹시 오래된 원두밖에 없거나 오늘 갓 로스팅해서 아직 맛이 제대로 없는 원두만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살짝 됐지만 아내와 내가 고른 수프리모와 산토스는 목요일에 로스팅을 한 것이라고 했다. 다른 손님이 없었던 덕분에 아내가 수프리모를 즐기는 사이 나는 첫째와 함께 카페 내에서 숨바꼭질을 하면서 놀아줄 수 있었다.

커피 맛은 훌륭했다. 나나 아내의 입맛 기준으로는 군산 산타로사 보다 더 좋았다. 특히 브라질 원두 특유의 진하고 깔끔한 맛을 제대로 살려내서 입에 머금고 넘기는 순간의 느낌이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었다.(내가 집에서 내리는 산토스의 복잡한 맛과는 차원이 다른 ㅠㅠ) 본래 어느 집이나 핸드드립의 리필은 아메리카노로 해주지만 Jay 님이 인심을 쓰셔서 탄자니아 원두로 핸드드립 리필을 해주셨다. 이 또한 훌륭. 비록 내가 좋아하는 원두는 아니고 아내가 선호하는 원두라서 내 입맛에 맞았던 것은 아니지만 산토스, 수프리모, 탄자니아 모두 고유의 맛을 제대로 살리고 있었다. 예가체프를 한번 맛 보고 싶었는데 풍부하고 현란한 맛을 자랑하기보다는 단단하게 맛을 입 안으로 갈무리해서 깔끔하게 마무리 하는 드립 스타일인 듯 해서 예가체프보다는 내가 골랐던 산토스가 더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물론 마셔봐야 아는 거지만 마셔보질 못했으니...)

더치 커피도 있었는데 오늘 거가대교를 타고 부산으로 넘어가서 카페 '휴고'를 방문할 예정이라 카페인 과다가 우려되어 참았다. 더치 커피는 500ml 단위로 파는데 해수욕장에 갈 때 사들고 가서 아이스박스에 넣어두고 즐기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았다.(더치 커피는 휴고에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거기서 사들고 해운대로 가서 마셔야지.)

전반적으로 커피 맛은 매우 마음에 들었고 어쩌면 커피보다 카페 창 너머로 펼쳐진 풍경이 더 마음에 들었던 곳. 펜션부터 관광, 커피 한잔의 휴식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거제도나 통영쪽에 온다면 무조건 들릴 듯.

이제 거가대교를 넘어 부산으로. 2001년에 오픈한, 10년차 로스터리 카페 '휴고' 를 향해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