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은 사소하나 분주한 일로 가득하다

"일상은 사소하나 분주한 일로 가득하다."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오래 전 메모해 둔 생각. 

업무적으로 마음 답답한 일.. 다른이와 갈등할 수 밖에 없는 일이 생겨 혹시라도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메모장을 뒤적거리다가 눈에 띄었다.

저 글을 끄적였던 당시엔 저렇게 느낄 수 밖에 없는 어떤 일이 있었겠지만 날짜도, 이유도 없이 딱 한 줄 적혀 있는 저 글이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일상의 갈등 상황들이 대부분 자장면과 짬뽕 사이의 선택에 대한 질문처럼 결론을 내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일 가치가 별로 없는, 시시한 것들이라는 생각을 하던 시기였을 것이라 짐작을 할 뿐. 

분명, 저 한 줄 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생각했기 때문에 주절주절 더 글을 적지 않은 것이겠지만 일상은 사소한 일로만 차 있는 장소가 아니기에, 기억의 강도는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지난 몇 년,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들을 보낸 내게 삶에 정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일이 기억에 남아 있을리 없다. 지난 몇년은 내게 전혀 사소하지 않았다. 분주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굵직한 계곡 몇개를 참 힘겹게 건넜다. 누군가 내게 한 잔 산다면, 그리고 그 누군가가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면, 깊은 계곡에 아흔아홉번 해가 지고 뜰 때까지 이야기 할 수 있을만큼.. 그만큼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사소하나 분주한 일로 가득한 일상은 오히려 더 할 나위 없이 평온한 날들이리라. 내 앞에 놓인 일상이 파편이 되어 바스러지는 유리조각처럼 발 밑에 밟히는, 걸어가는 동안 발바닥에 상처를 남기는 날들만 아니라면.


어쨌든 별 것 아닐 수도 있으나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 저 짧은 문장의 뒷 이야기들이 궁금하다. 삶의 한 부분을 잃어버린 듯한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