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어제 새벽, 악몽을 꿨다.
꿈에서... 잠이 들어 있다가 뭔가 불편해서 깼는데 내가 비행기 좌석에 앉아 있었고 기내에서는 식사 시간에 맞춰서 실내등을 점차 밝게 바꾸고 있는 중이었다. 비슷하게 잠이 깬 사람들이 내는 부스럭거림, 식사전 화장실 다녀오겠다고 움직이는 사람들, 식사를 데우면서 나는 음식냄새, 기체 전체를 휘감는 바람소리 그리고 찌뿌둥한 내 팔다리까지. 정말 너무나 현실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걸 깨닫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전부 꿈이었던 건가? 나는 여전히 출장으로 공항을 떠돌아다니는 비행기 집시 신세고... 이민 결정부터 퇴직... 랜딩 이후 겪은 그 모든 일들이 꿈이었나? 바로 어제도 아이들과 뒷마당에서 캠프파어를 하며 놀았는데... 전부 꿈이라고??? 하는 생각에 당황을 넘어 공포감까지 들었다.
급히 벨트를 풀고 일어나 뒤쪽을 보는데 뭔가 이상했다. 머리 위 조명은 B777 에 달려있는 조명인데 기체 뒤편에는 A380에나 있는 면세품 전시 구역이 있었다. 갸우뚱 하다 기내 좌석 배치가 보였는데 그건 또 380이 아니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정말 잠에서 깼다.
첫번째 느낌은 심장이 미친듯이 빨리 뛰고 있었다는 것. 정말, 백미터 전력 질주라도 한 듯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내가 우리집 침대에 누워 있다는 걸 확인한 뒤 찾아드는 안도감. 손등을 이마에 얹고 잠시 있다가 나도 모르게 욕이 흘러 나왔다. '아xx 무슨 꿈을 꿔도....' 하고.
정말 두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패턴의 삶. 아이에게마저 아빠는 항상 공항에 가는 사람이고 엄마는 독박육아를 하는 사람으로 그려지던 시절. 꿈에서도 다시 보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