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sgiving day
미국에 와서 세번째 맞이하는 추수감사절.
원래는 대자네 가족을 초대했고 성당 수녀님도 초대해서 총 열명이 모이는 식사 테이블을 준비했었다. 당연히 칠면조도 거기에 어울리는 큰 사이즈로 준비했지만.. 갑작스럽게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결국 모임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우리집 다섯 식구만 둘러앉아 식사를 했는데 칠면조가 정말 터무니 없이 컸다. 결국 반도 먹지 못하고 살은 발라내서 냉동실로 향하고 뼈와 거기 붙은 살코기는 육수를 내기 위해 솥으로 투입. 내일은 이 육수에 국수를 먹을 예정. 뭐, 이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음식 준비를 하며 든 생각은, (놀랍게도) 칠면조 굽는 솜씨가 늘었다. 특히 올해는 그레이비 소스도 직접 만들고 매시드 포테이토도 직접 만들었다. 뭔가 이 동네 명절 음식을 준비할 수 있게 된 걸 보면서 정말 이 동네 사람이 된 기분이랄까.
사실 어떻게 보면 이번 추수감사절은 의미가 남다르다. 왜냐하면 미국 넘어오기 전 자산을 이번주에 원상복구 했기 때문. 다섯식구 이사 비용 포함해서 이런저런 정착 자금으로 적지 않은 돈을 썼는데... 2년반 걸려서 드디어 출발점에 다시 선 기분이다. 이제 열심히 모아서 차곡차곡 늘려 나가기만 하면 된다.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알 수 없다. 올해 코로나바이러스를 예상하지 못했듯이 그리고 그것 때문에 아내가 일하는 회사는 비지니스가 더 잘되서 아내의 수입이 더 늘어날지 예상하지 못했듯이 앞으로의 삶도 예상할 수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해, 여유있는 마음으로 살아낼 뿐.
내년 Thanksgiving meal 은 누구와 함께하게 될까? 누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올해와 달리 가까운 이웃들과 함께 즐겁고 풍성한 식탁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