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마지막 그래블 라이딩
모처럼 날씨가 좋은 일요일 오후. 막내에게서 감기가 옮은 첫째와 둘째 그리고 목감기가 한창인 막내를 데리고 어디 다닐 수도 없는 상황이라 아내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전거를 끌고 정말 오랜만에 D&R canal 을 다녀왔다.
작년 이맘때와 같았다면 눈과 얼음이 덮여 있었을테니 이 비좁은 수로길을 자전거로 달릴 엄두를 내지 못했겠지만 올해는 아직 그렇지 않아 괜찮을 것 같았다. 유일한 걱정은 지난 여름 다쳤던 오른손. 그 때 다쳐서 시즌 종료한 이후 다섯달만에 달려보는 거라 통증이 느껴질지 여부 였다.
그런데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복병이 있어 목표 했던 시간 만큼 타지 못했다. 하나는 해지는 시간을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과, 얼마전 내린 큰 비 몇번으로 수로길의 흙이 많이 쓸려 나가서 울퉁불퉁한 자갈길이 되어 있던 것. 평소 같으면 당연히 겨울철 짧은 해를 고려해서 조금 일찍 나가거나 했을텐데.. 3시쯤 수로에 도착하고 나서야 해지는 시간이 4시반 이라는 걸 알았다. 라이드 시작할 무렵 이미 해는 서쪽으로 많이 넘어가서 그림자들이 길게 늘어지는 상황.
그래도 어떻게든 4시반 전까지는 자전거를 타려 생각했는데 길이 너무 엉망이라 중간에 되돌아 올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나은 길이 사진에 나오는 수준이었고 중간에는 자전거 중심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길이 엉망이었다.
타는 재미는 분명 있었지만 38C 로 도저히 안되겠어서 중간에 타이어 바람을 빼서 공기압을 더 낮춰야 할 정도의 험한 구간도 있었다. 몇번을 넘어질뻔 한 뒤 멈춰서 잠시 생각해보다 유턴 해서 주차장으로 되돌아 왔다. 더 앞으로 갔다가 더 험난한 구간이 나오면 해지기 전에 주차장에 도착을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걱정이 된 것. (지난번 손을 다친 이후 쫄보가 됐다 ㅎㅎㅎ)
덕분에 40분 정도 밖에 타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정도 험한 코스를 계속 충격을 손으로 받아내 가며 탔는데도 통증이 없는걸 보면 이제 다 나은 것 같다.
간만에 야외에서 'Real' ride 를 즐겼더니 기분이 좋다. 자전거 타는 내내 깊게 심호흡 하는 느낌도 좋았고. 어쨌든 이번이 올해의 마지막 그래블 라이딩일 거라고 생각한다. 남은 며칠은 내가 집에서 아이들을 봐야 하기 때문에 휴가라 해도 야외로 몇시간씩 나가 있을수가 없을테니.
내년에는 좀 더 조심하면서 좀 더 많이 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