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Surly Straggler

어제 문득 나도 싼타가 있어서 선물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싼타가 내게 어떤 선물을 갖고 싶냐고 물어보면 1초도 고민하지 않고 "Surly Straggler를 주세요" 라고 할 예정.


Giant Revolt2 2020

지금 타는 자전거는 Giant의 Revolt2 2020 모델인데 자전거에 무슨 큰 불만이 있는건 아니다. 더구나 이 정도 급의 자전거에  $1,000 라는 가격은 이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가격이 됐다.(아니, 자전거 제조사들. 전부 담합이라도 했습니까?) 구입 당시 처음 예상보다는 돈을 더 쓰긴 했지만, 구입하고 1년반 동안 2천마일 정도 타면서 전반적으로 만족하며 탔고 운동량이 많이 늘어 아내도 '지난 몇년간 쓴 돈 중 가장 가치있게 쓴 돈이다' 라는 대호평을 해 줄 정도로 내 건강 관리에 기여를 많이 했다. 알루미늄 프레임이라 무게도 가볍고, 브레이크도 나름 hydraulic disk 브레이크인데다,  카본 포크를 지니고 있어서 거친 노면에서의 충격도 적당히 걸러준다. 

그런데 그 장점들이 내 성향하고 조금 어긋나 있다는 걸 1년쯤 지나고 나서 발견했다. 그래블 바이크라는 장르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던 시절 고른 자전거라 타다보면 분명히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나올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그래블 코스를 타보니 자전거를 애지중지 해서는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데 알루미늄 프레임+카본포크 자전거는 그렇게 막 굴리기 쉽지 않다. 그리고 에어로 다이나믹한 디자인을 가져서 속도를 내기 쉬운 자전거 보다는 수평탑과 같이 이런저런 백을 매달 수 있는 공간을 많이 갖고 있는 프레임이 내 성향에는 조금 더 맞는다. 알루미늄처럼 가볍지만 충격을 흡수해주지 못하는 재질 보다는 어지간한 잔진동은 전부 먹어버릴 만큼 묵직하고 탄성이 좋은 철로 된 자전거가 좋다. 겨울철 그래블 코스를 달릴 생각하면 타이어 클리어런스도 넓어야 하고.



이렇게 하나하나 따져보면 Surly straggler 가 가장 근접하게 이런저런 조건들을 만족한다. 크로몰리로 된 묵직한 하지만 훌륭한 탄성의 프레임과 넓은 타이어 클리어런스. 여기에 바이크패킹을 위해 태어난 듯 주렁주렁 매달 수 있는 구조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클래식한 물건들을 좋아하는 내 취향 탓에 알루미늄이나 카본과 같은 최첨단 소재 보다는 철로 된 자전거가 좋고, 최신 유행을 따르는 날렵한 디자인 보다는 예전 자전거 지오메트리를 가진 Straggler의 디자인이 좋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 돈을 쓰고 싶지는 않다. Good to have 이지 Must have 는 아니니까. 그래서, 싼타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는다면 모를까 지금 당장 뭔가 자전거를 바꿀 생각은 없다. :-) 


그나저나... 손 부상도 거의 나은 듯 하니 이제 슬슬 다시 밖으로 자전거를 끌고 나다닐 궁리를 해야겠다. 집에서 즈위프트만 하는 대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