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보케 연습

며칠전에 다른 곳에서 단풍 보케를 예쁘게 담은 사진을 보고는 나도 한번 시도해 보고 싶어졌다. 우연히 보케가 배경에 깔린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부러 보케를 만들려고 했던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촬영 장소는 한양대학교 본관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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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광으로 찍기 위해 그늘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광량이 많지를 않았다. 무엇보다 필름이 centuria 100 이어서 셔터스피드 확보가 어려웠다. 조리개 값은 f5.6 에 셔터스피드는 1/120초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정신없이 찍느라고 컷 순서와 노출정보 기록을 깜빡 했다. 필카의 최대 단점. 촬영 데이터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력이 유난히 나쁜 나로써는 더욱. ㅡㅜ) 뒤쪽에 있는 배경까지의 거리가 어중간 해서 오히려 예쁘게 나오지 않은 것 같다. 배경과 보케가 한데 뒤엉켜 있어서 깔끔하게 나오지 않았다. 뭐, 배경의 붉은색이 곱게 뭉개진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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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보케 사진을 본 것 중에 마치 알록달록한 금붕어가 붉은 물감이 적당히 풀어져 있는 물을 헤엄치는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 있었는데 그 사진의 느낌을 흉내내고 싶었던 사진. 배경의 단풍잎들이 심하게 뭉개지고 그자리로 밝은부분이 치고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 조리개는 최대개방에 가깝게 하고 단풍과 하늘의 비율에서 하늘이 좀더 많이 차지하도록 구도를 잡았다. (아직 감이 없어서 찍으면서 어떻게 나올 것 같다는 예상은 전혀 하지 못한다. 꼭 현상해봐야 아니까 DSLR보다 습득이 많이 느리다. dslr 이면 그자리에서 '아, 이렇구나' 하면서 공부할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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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삼각대 없이 감당할 수 있는 셔터스피드, 1/30 초 까지 낮춘 후 여기에서 한스탑 오버가 나오게 노출을 결정해서 찍은 사진. 이 사진에서야 드디어 내가 원했던, 각진 모양이 선명한 보케를 얻을 수 있었다.(완전히 운이다. 운) 조리개 날 수가 그대로 표현되었다. 배경이 녹색과 흰색으로 된것이 오히려 따뜻한 느낌을 주는 듯 해 이날 현상한 컷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컷이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깨달은 것은, 보케는 조리개를 최대개방하거나 조이거나에 상관없이 표현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배경이 너무 밝거나 혹은 밝은 빛 부분의 비율이 높아도 개별적으로 구별되는 보케를 표현할 수 없다는 점. 물론 어떻게 하는게 가장 예쁜 보케를 얻을 수 있다는 결론 같은 것은 없다.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을 표현하면 그 뿐.

오늘 이것 말고도 Fuji auto 400 필름으로 용산역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상대로 보케를 표현하고자 몇장의 사진을 더 찍었지만 아직 컷이 남아있어 현상을 하지 않았다. 어떻게 나올 것인지 무척이나 궁금.

그나저나 오늘 오후에 용산역을 배회하면서 여러가지 사진을 찍었다. 마침 공연도 있어서 공연 사진도 찍고 이런저런 표현을 많이 해봤는데, 야외라고는 해도 그늘진 곳에서 iso 100 필름으로는 셔터스피드 확보하기가 너무나 어려웠다. 필드 촬영 말고는 거의 사용이 어렵지 않을까 싶다. 1/15 초 까지 손으로 셔터스피드를 잡아만 줘도 좋을텐데. 1/30 도 간당간당 하니 노출 결정에 많은 제약이 있다. :-(

ps
아...그나저나 내일도 연구실 출근. 음...하지 말아 버릴까.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