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영화 '부시맨' 은 비행기 조종사가 버린 콜라병이 전혀 다른 용도로 원시 부족에게 사용되면서 벌어지는 갈등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린 나이였지만 그 영화를 보면서 '병' 을 저렇게도 사용할 수 있고 그게 생각보다 편리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런 문명의 차이에서 비롯된 '오해'가 가져온 해프닝을 재미있게 본 기억도. 

그런데 그런 오해는 꼭 문명의 차이가 있어야 생기는 건 아닌가보다. 오늘, Amazon에서 쇼핑을 하다 뜻밖의 오해를 발견했다. 

아니, 너는 찜기가 아니더냐. 머리에 불을 이고 왜 Fire Pit 이라는 명찰을 달고 있는 것이냐.



한바탕 웃기는 했으나 잠시 후엔, 판매자의 유연한 사고와 창의력을 칭찬하기에 앞서, 감정 이입이 되서인지 한가지 생각만 든다. 


이 낯선 곳에서, 너도 참 고생이 많다. 


끓는 물 속에서 채소를 짊어지고 서 있는 것과 불타는 장작을 머리에 이고 있는 것 중 어느게 더 힘든 일인지 찜기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겠지만.. 낯선 곳에서, 나를 알지 못하는 이들에 둘러싸여,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하는 존재가 겪는 고생이라는 건 사람이나 물건이나 감당하기에 벅차기는 매한가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