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갈이
막내가 요즘 본격적으로 이빨 갈이를 시작했다. 지난주 식탁 앞에서 장난치다 미끄러지면서 모서리에 앞니를 부딪쳤는데 이 때 마침 흔들리기 시작했던 앞니가 하나 빠졌다. 곧이어 이웃을 잃은 다른 앞니가 며칠 뒤 빠졌고, 아래쪽 송곳니도 하나 흔들린다. 갑자기 유치들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아이는 고민이 생겼다. 어른 이빨 나오기 전에 애기 이빨들이 먼저 다 빠지면 자기는 밥을 먹을 수 없다는 것. 짓궂은 엄마, 아빠, 형아들 그 누구도 괜찮을거라고 하지 않는다. 큰일났다고... 이제 굶어야 한다며 장난이 한창.
그런데 오늘 아침, 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데 막내가 옆에 오더니 자기가 생각해 봤는데 어른 이빨 나올때까지 '죽' 을 먹으면 될 것 같다며 죽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지 물어봤다. 그 와중에도 한가지 음식만 먹는 건 싫은가보다.
빙그레 미소를 짓다 품에 꼭 안아주면서 사실을 말해줬다. 어른 이빨은 항상 다른 애기 이빨들이 빠지기 전에 나오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아이는 얼굴이 놀라우리만큼 환해져서 형아들을 부르면서 방으로 달려갔다. 이 기쁜 소식을 자랑해야 하니까.
내가 그랬듯이 아마 저 아이도 수십년이 지나 자기 아이를 키울때가 되어야 알게 되겠지. 그 애기 이빨이 하나씩 빠질때마다 쑥쑥 커가는 아이의 모습이 얼마나 아쉬운지. 아이의 바로 어제 모습 마저도 얼마나 그리워 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