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ural Network Solves and Generates Mathematics Problems

2021년 마지막 날. 고민에 빠지게 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대학 수준의 수학을 풀 수 있는 신경망에 대한 연구였는데 MIT의 수학 코스에 있는 문제들을 성공적으로 풀어냈다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아마 나처럼 computational physics .. 아니 물리학 뿐만 아니라 수치계산을 활용했던 대부분의 연구자들에게는 올것이 왔구나 류의 소식이 아니었을까. 

대략 15년 전. 학위과정 내내 Finite-Difference Time-Domain method 라는, 충분한 컴퓨팅 리소스만 있다면 어째서? 에는 답을 하지 못하더라도 특정 구조에서 벌어지는 전자기학 현상을 대단히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tool 을 이용했던 난 이런 고민을 했었다. 


이론적으로 설명을 못해도 실제적이고 유효한 구조 개발이 가능하다면, 과연 이론에 대한 깊은 사유와 연구에 큰 의미가 있을까?


이런 고민은 학위를 마친 후 기업 연구소에 들어가면서 더 심해졌다. 속도가 생명인 기업은 대학과 또 달랐다. 이론적인 설명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러니까 why 에 답할 수 없더라도 확실하게 성능이 개선되는 구조와 조건을 찾았다면 양산 적용하는건 고민할 필요가 없는 문화였으니까. 그러다 보니 학생 때는 상상도 못했던 강력한 컴퓨팅 리소스를 이용해서 이런저런 구조와 조건을 바꿔 최적 구조 후보군을 정하고 이후에는 대규모로 실험을 진행해서 양산 조건을 찾아내는 식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는 했다. 사실 똑같은 조건으로 웨이퍼를 처리해도 양산 라인에 따라 심지어 설비 1호기와 2호기의 결과가 달랐으니 모든걸 이론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무의미하기도 했다. 그저 각 라인마다, 설비마다 최적화된 개별 조건을 찾아내는게 더 합리적이었다. 그 결과 "왜 이 구조에서 성능이 더 잘 나오는지" 설명하지 못해 엉터리 보고서가 작성되는 경우들도 있었고 뒤늦게 예상 못했던 문제가 터지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런 방식은 기술 개발 및 상업화 측면에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와 결과물을 보장했다. 한두명의 이론가만 있으면 나머지는 tool 을 이용해서 최적화 시키는 인력들이 알아서 했으니까. 

비슷한 사례로 이미 신약개발 분야에서는 AI를 이용해서 신약 후보 물질을 찾아내는 스타트업들이 하늘의 별처럼 많다. 신약 가능성이 높은 화합물을 인공지능으로 찾아낸 뒤 그 구조를 대형 제약사들에게 넘기면 그들이 임상을 비롯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실험을 진행하는 식이다. 이런 방식은 신약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을 정말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는데, 이번 Covid-19 사태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이제는 그 누구도 단순 곱셈이나 덧셈을 연필로 종이에 써가며 계산하지 않는다. 많은 학생들이 2 x2 가 갖는 수학적 의미를 고민하거나 설명하지 못한다. 그냥 답이 4라는 것만 알면 충분하니까. 그런 현상이 대학교 수학에서도 차츰 벌어지지 않을까. 기술 발달 측면에서 보면 당연히 찾아와야 하는 현상이기는 한데, 뭔지 모를 찝찝함이 남는다. 내가 그만큼 구세대가 된 거겠지. 신기술을 무작정 환영하지 못하는. 


어쨌든 흥미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기원전 7~4세기 지중해 이오니아 지방에 살았던 과학자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테오도루스, 히포크라테스, 엠페도클레스, 데모크리도스, 아낙사고라스, 피타고라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유클리드, 그리고 아르키메데스 까지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수많은 과학자들이 붐볐던 인류 과학의 르네상스 시대.

과연 수세기가 지난 후 후손들은 지금을 어떻게 기록할까.



https://arxiv.org/abs/2112.15594?fbclid=IwAR2_554JHjzumezEOgEx9k8ndoCByD9c6Jl5pkGq74XDhIcpyhdI4MeanC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