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수업 1년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을 보다 지난 1년간 아이들 학교가 어떻게 이 시기를 헤쳐 나왔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다시 돌이켜 봐도 정말 잘 대처했다.
1월초
- Board meeting에서 단계별 대응 방안 수립. 격리 등의 상황으로 수업을 듣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수업 방법 검토 및 예산 확보가 시작됨. (이때만 해도 일부 학생들만 격리될 가능성만 검토했던 듯)
- 고학년에서 수업 보조 도구로 사용하던 Google class를 모든 수업에 적극 도입 결정
- 학생 또는 가정에서 감염자 발생시 어떤 프로세스를 따라야 하는지 가정에 안내문 발송
2월초
- 일부가 아닌 전체 학생이 온라인 수업 진행할 수도 있다는 쪽으로 방향 선회
- 주차장 공사를 위해 잡혀있던 예산을 전용하여 학생 전원에게 지급 가능한 수량의 크롬북을 주문함
- 선생님이 학교 및 각자의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예행 연습 시작
- Google class 를 저학년 수업 시간에도 활용하는 빈도를 크게 늘려 학생들이 숙달되도록 함
2월 중순
- 각 가정에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3차례에 걸쳐 메일로 통보 (시나리오에 따라 학교 폐쇄 기간이 2주, 3주, 그리고 4주이상으로 될 경우의 각각의 수업 방향에 대한 안내)
- 학생들에게도 선생님이 수업 시간이 수차례 상황 설명. 아이들도 재택수업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
3월 1주차
- 모든 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 확정
- in-person 수업 마지막 금요일, 모든 학생들에게 크롬북 지급. 각 크롬북은 학생 개인 계정으로 세팅 완료된 상태로 배포
- 온라인 커리큘럼 및 각종 플랫폼에 대한 메뉴얼을 학부모들에게 3회에 걸쳐서 발송
3월 2주차
- 재택 수업 시작. 매일 아침 7시에 당일 수업 계획 배포 및 출석 여부 확인
- 아침 9시 수업 시작
- 수업 후 구글 클래스를 통해 숙제가 주어지며 당일 완료해서 제출해야 함(우리 아이들이 숙제를 빼먹었다가 담임에게 연락 몇차례 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선생님들이 아이들 숙제와 질문등을 확인하고 처리했다. 대단.)
- 주1회씩 그 주의 온라인 수업 결과에 대해 부모들에게 메일로 통보
3월말
- 온라인 수업 연장 확정
- 학생과 가정이 익숙해짐에 따라 아침 8시10분 수업 시작으로 수업 시작이 당겨짐
- 현재까지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는 98%로 기존 출석률과 비슷하다는 안내(세상에. 98%라니! 이 때 까지도 아직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시작 못한 학교들도 많았다.)
5월
-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1:1 그리고 소규모 그룹으로 묶어서 서로 대화하고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추가하는 등 수업 방식이 좀 더 온라인 친화적으로 변화함
9월
- 신청자에 한해 hybrid 수업 시작 (일주일에 이틀은 학교에서 수업, 나머지는 재택수업)
4분기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 안나지만..)
- 아이들 학습 성취도가 예년보다 못하다는 판단에 따라 정규 수업 후 과목별 zoom 보충 수업 시작. 참석은 자율. 둘째가 제법 도움을 받았다.
2021년 3월
- 신청자에 한해 Kinder부터 fully in-person 수업 시작. 학년별로 점차 확대 (어릴수록 감염율이 낮아진다는 통계에 기초)
4월
- 신청자에 한해 5학년까지 in-person 수업 시작 예정
타임라인을 보면 정말 숨가쁘게 진행됐는데 초반 석달 학교가 한발 빠르게 모든 걸 준비하는 마법을 보여줬다. 학교 폐쇄가 결정되어 통보됐던 그 주, 나와 아내는 온라인 수업을 어떤식으로 하는지 몰라 당황했는데 2학년, 4학년이었던 아이들은 "장소만 집이고 평소 수업에 하던 것과 같아요" 라며 알아서 크롬북을 켜서 로그인 하고 수업 듣고 숙제 제출하는 등 너무 자연스러웠다. 지난 두달간 얼마나 선생님들과 학교에서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지게 하기 위해 노력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던 장면. 많은 학교들에서 초반 몇 주 제대로 된 수업 진행이 어려웠으나 아이들 학교는 재택수업 첫날부터 강도 높은 수업이 바로 진행됐다.
온라인 수업이 익숙해진 지금은 Zoom을 통한 after school 에서 악기도 가르쳐주고, 홈트레이닝도 시켜주고 체스나 코딩 수업도 진행한다. (첫째는 게임 코딩을 배우고 있고 둘째는 리코더를 배웠다). 막내가 좋아하는 영화 상영회도 가끔 한다.
해프닝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갑작스럽게 벌어졌던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하면 만점을 줘도 될 만큼 잘 대처했다. 집을 살까 고민도 했지만 이사를 가지 않고 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계속 배우게 해야 겠다는 생각에 집 임대 계약을 연장했을 정도로 학교와 선생님들이 마음에 든다.
이 모든 사태가 언제 정상화 될지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아이들 학교가 해온 많은 일을 생각하면 남은 기간도 학교에 대해서 만큼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라 생각한다. 가을학기부터 첫째가 다니게 될 미들스쿨도 비슷하기를.